트렌드에 민감한 것이 LA 지역 고급 레스토랑들이다. 한창 성업 중이다가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 2013년 가을 문을 연 이후, LA에서 가장 바쁘고 인기 있는 레스토랑으로 떠오른 Republique. 한인타운에서도 가까운 미러클 마일(Miracle Mile)에 위치한 이곳은 찰리 채플린의 스튜디오였던 역사적 건물을 그대로 살려 자연채광이 환한 빛을 들여놓고 기분 좋은 바이브가 가득하다.
오픈한 날로부터 푸디(Foodie, 이곳저곳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들은 물론, 푸드 칼럼니스트들의 주목을 받은 Republique는 저녁 시간 예약이 가장 어려운 식당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프랑스 음식을 기본으로 캘리포니아 근교에서 구할 수 있는 로컬 식재료를 사용한 Republiue는 육류를 발효시키는 자체 숙성실까지 둘 만큼 먹는 것에 까다로운 이들로부터도 칭송받고 있다.

그러한 Republique의 메뉴 가운데 김치 볶음밥이 떡 하니 포함돼 있다면 믿어지는지. 그것도 브런치 메뉴로 말이다. 프렌치토스트, 벨기에 스타일 와플, 오믈렛과 함께 당당히 LA 최고의 레스토랑 메뉴에 포함돼 있는 김치볶음밥. 이 집의 Kimchi Fried Rice는 Soft Egg, 그리고 Short Rib 을 더해서 만든다고 메뉴에 설명돼 있다. 김치 볶음밥에다가 갈비살을 넣어 고기 좋아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위에는 한국인들이 늘 그렇게 하듯, 계란 프라이를 하나 얹은 형태이다.

<성업 중인 현지 레스토랑 Republique의 실내>

<Republique에서 선보이는 김치볶음밥>

<Republique에서 김치볶음밥을 주문한 Leila Malachlan>

지난 주말, 친구와 Republique에서 브런치 약속을 했다. 커피와 토스트를 앞에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옆자리에 현지인 여성 두 명이 앉아 먹는 브런치 메뉴가 김치 볶음밥이었다. 포스트 프러덕션 회사에서 일한다는 Leila Mclachlan은 한국인 어머니를 둬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자라났다. 하지만 아일랜드계의 아버지 덕에 집안 전체의 분위기는 늘 서구적이었다고 한다. 미국인 친구들과 한국 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그녀는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 꼽았다.

자리를 함께 한 미국인 친구도 Leila의 김치볶음밥에 자꾸만 손이 간다. 자기가 먹을 분량은 줄지만 Leila의 표정을 보니 한국 음식이 국제적인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싫지 않은 표정이다.
“Republique를 아주 좋아해요. 그런데 이곳에서 제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지금 현재는 김치볶음밥 한 가지밖에 없지만 또 다른 메뉴가 새로 생긴다면 더 자주 찾아올 것 같아요.”

Republique의 주인 Walter와 Margarita Manzke 부부는 가장 신선하고 질 좋은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프랑스와 이태리 요리를 기본으로 하고 동양적인 요소들을 결합시켜 메뉴를 구성했다. 초기 창업 당시 일했던 한 한인 여성 셰프가 제안해 메뉴에 포함하게 된 김치볶음밥은 Republique의 스테디셀러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레스토랑 방문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옐프(Yelp.com)에도 Republique 레스토랑과 이곳의 김치볶음밥에 대한 리뷰가 줄줄이 이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리뷰들 가운데 Republique의 김치볶음밥에 대한 것이 자주 눈에 띈다는 것이다. 스테이크, 생선요리 등 다른 메인요리를 놔두고 그렇게 많은 이들이 김치볶음밥을 주문하고 사진을 찍어 맛에 대해 Yelp에 그렇게 리뷰를 많이 올렸다는 것이 놀랍다. 한식 세계화로 많은 현지인들이 한국 식당을 찾고 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서양식당에서도 한식 메뉴를 갖추는 것이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본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http://kofice.or.kr/c30_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11369&page=1&find=&search=&search2=